갑자기 집을 사야 하거나, 가족 의료비가 크게 나왔거나,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을 때. 당장 목돈이 필요한데 퇴직금이 묶여 있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.
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퇴직할 때 받는 돈이지만, 법령에서 정한 7가지 사유에 해당하면 재직 중에도 미리 받을 수 있습니다. 이걸 퇴직금 중간정산이라고 해요.
단, 중요한 게 하나 있습니다. 근로자가 요청해도 회사가 승낙하지 않으면 지급되지 않을 수 있어요. 신청 전에 회사와 먼저 확인하는 게 필수입니다.
퇴직금 중간정산 조건 7가지 — 법령에서 정한 사유만 인정됩니다
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에서 정한 사유 외에는 중간정산이 불가능합니다. 사유 없이 신청하거나, 회사가 임의로 지급하면 해당 금액은 퇴직금으로 인정되지 않아요. 나중에 퇴직 시 퇴직금을 다시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.
조건 1 —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할 때
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유입니다. 무주택 여부는 중간정산 신청일 기준으로 판단해요. 이전에 집을 소유했다가 팔았더라도, 신청일에 무주택이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.
반드시 본인 명의로 구입하는 주택이어야 합니다. 배우자 단독 명의는 안 되지만, 부부 공동명의는 가능해요. 분양권이나 입주권은 아직 주택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해당 시점에 무주택자로 봅니다.
신청 시기: 주택매매계약 체결일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 후 1개월 이내
필요 서류: 등기부등본, 매매계약서, 잔금 지급 증빙
조건 2 — 무주택자가 전세금이나 보증금을 부담할 때
무주택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월세 보증금을 내야 할 때 신청할 수 있습니다. 같은 사업장에서 재직하는 동안 1회만 인정됩니다. 여러 번 이사를 가도 동일 회사 재직 중에는 딱 한 번만 가능해요.
신청 시기: 계약 체결일부터 잔금 지급 후 1개월 이내
필요 서류: 전세계약서, 보증금 이체 증빙
조건 3 —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의료비를 부담할 때
근로자 본인, 배우자, 부양가족이 질병이나 부상으로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고, 그 의료비를 근로자가 연간 임금총액의 12.5%(1000분의 125) 이상 부담하는 경우입니다.
예를 들어 연봉 4,000만 원이라면 500만 원 이상을 의료비로 부담하고,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있어야 해요.
신청 시기: 요양 중이거나 요양 종료일로부터 1개월 이내
필요 서류: 의사 진단서, 입원확인서, 의료비 영수증
조건 4, 5 — 파산 선고 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
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거나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, 결정일로부터 5년 이내라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.
주의할 점이 있어요.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이나 프리워크아웃은 인정되지 않습니다. 반드시 법원의 결정이어야 해요.
필요 서류: 법원의 파산선고 결정문 또는 개인회생 개시 결정문
조건 6 — 임금피크제 시행 또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퇴직금이 줄어드는 경우
회사가 정년 연장·보장 조건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해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 신청할 수 있습니다.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으로 명확히 제도화된 경우에만 인정돼요.
또한 회사와 합의로 근로시간을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단축하고 3개월 이상 근무하기로 한 경우,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52시간 단축으로 퇴직금이 줄어드는 경우도 해당됩니다.
신청 시기: 임금피크제 실시일 (노사 합의로 달리 정할 수 있음)
조건 7 —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
태풍, 홍수, 지진 등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경우입니다.
- 주거시설이 유실되거나 전파·반파된 경우
-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실종된 경우
-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15일 이상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
신청 절차
사유 발생 시 회사에 중간정산 신청서와 사유별 증빙 서류를 제출합니다. 회사가 서류를 검토해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고, 승인 시 퇴직금을 계산해서 지급해요.
중간정산 이후 퇴직금 기산일은 지급일 다음 날부터 새로 시작됩니다. 정산 이전 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은 소멸하니 신중하게 결정하세요.
퇴직연금 가입자도 신청할 수 있나요?
DC형(확정기여형) 퇴직연금 가입자는 적립된 금액 범위 내에서 중도 인출이 가능합니다. DB형(확정급여형)은 중도 인출은 안 되지만 담보 대출은 가능해요. 중간정산 후에도 퇴직연금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고, 새 기산일부터 적립이 재개됩니다.
주의사항
세금 부담을 반드시 고려하세요
중간정산 금액에는 퇴직소득세가 적용됩니다. 근속연수가 짧을수록 세금 부담이 커져요. 나중에 퇴직 시 최종 정산 때 중간정산분이 합산 계산되므로 예상보다 세금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. 신청 전 세금 부담을 미리 계산해보는 게 좋아요.
회사가 거부할 수 있습니다
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회사에 경영상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거부할 수 있어요. 단, 단체협약에 의무가 명시된 경우는 반드시 지급해야 합니다. 신청 전 회사와 미리 협의하세요.
허위 서류는 절대 금지
허위 서류로 중간정산을 받으면 환수 조치와 법적 책임을 집니다. 정직한 신청이 나중을 위해서도 맞습니다.
자주 묻는 질문
Q. 중간정산 후 퇴사하면 퇴직금을 또 받을 수 있나요?
네. 중간정산 이후 날짜부터 퇴사일까지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받을 수 있어요. 재직 기간 자체가 리셋되는 건 아닙니다.
Q. 전세 보증금으로 이미 한 번 받았는데 이사 가면 또 받을 수 있나요?
같은 회사 재직 중에는 1회만 가능합니다. 이직 후 새 회사에서는 다시 신청할 수 있어요.
Q. 신용회복위원회 개인워크아웃도 인정되나요?
안 됩니다. 반드시 법원의 파산 선고 또는 개인회생 개시 결정이어야 해요.
Q. 중간정산 신청 가능한 기간이 있나요?
사유마다 신청 가능 시기가 다릅니다. 주택 구입은 등기 후 1개월 이내, 파산·회생은 결정일로부터 5년 이내 등 각 사유별 기간을 확인하세요.
참고 및 문의처
- 고용노동부(moel.go.kr) — 퇴직금 중간정산 기준 안내
-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(easylaw.go.kr) — 퇴직금 중간정산 법령 확인
- 근로복지공단(comwel.or.kr) — 퇴직연금 안내
-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☎ 1350
※ 이 글은 2026년 2월 기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.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고용노동부(☎ 1350) 또는 노무사에게 확인하세요.

